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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에 고향떠나 어디로 가나?"...두 번째 강제이주에 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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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9-03-13

▲ 시흥하중공공택지지구 반대대책위 시청 앞 집회.     © 컬쳐인

 

[컬쳐인시흥= 김영주 기자]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겠다. 한 평생 그린벨트에 묶여 재산권 행사 제대로 못해왔다. 이제나 저제나 해제될까, 기다리고 있는데 '강제수용'을 당할 수 밖에 없는 국토부의 '공공주택지구' 발표소식.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21일 수도권에 30만가구가 건설될 수 있는 공공택지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시흥시 하중동 일원 46만2천㎡의 그린벨트가 신규공공택지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우선 서울과 경기지역 중 지자체 등 관계기관 협의 절차가 완료된 중·소규모 택지 17곳에서 총 3만5천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지역 중 경기 시흥시 하중동 일원 46만2천㎡(14만평)는 제3경인고속도로 및 소사-원시선 인접(신현역, 시흥시청역 2km 이내)으로 교통접근성이 우수하고, 시화국가산단 등 대규모 산업단지 인근으로 배후수요가 풍부한 곳이다. 정부는 이곳에 주택 3500호를 공급할 예정으로 지역 자산인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및 하중역사(예정)와 연계한 지역특화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주들로서는 억울하다 못해 화병이 날 지경"

 

▲ 시청 앞 집회를 벌이고 있는 모습.     © 컬쳐인


2019.3.8(금) 오후3시 시흥시청 정문 앞. #시흥하중공공주택지구 반대대책위(위원장 이형돈)는 '강제수용 결사반대'의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2시간 동안 첫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국토부가 시흥하중 공공주택지구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지주들은 작은 토지에서 농사를 짓고, 조그마한 주택에서 살아오면서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고향을 지키고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국토부가 한 순간 공공주택지구로 발표하면서부터 시흥시, 국토부, LH는 지주들을 마치 보상금이나 많이 뜯어내려는 투기꾼 보듯 하고 있으니 지주들로서는 억울하다 못해 화병이 날 지경"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LH는 시흥 하중동 개발사업을 제안한 제안자일 뿐 아직 공식적으로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마치 자기 땅을 개발하는 것처럼 당당하게 법을 어기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시흥시는 시민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인지, LH의 공공주택지구를 위한 하수인인지 공공주택지구가 될 지 몰랐다고 변명만 늘어놓고, LH의 입장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재 국토부는 서울 집값 잡겠다고 신혼부부, 청년에게 살 집을 공급하겠다고 전국에 공공주택지구를 여기저기에 발표하고 있는데, 어느 사업지구도 조용히 시행되는 곳이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 지주들은 시흥하중지구 사업을 멈추고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강제수용 중단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개발 시작하면 재정착 할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없어"

 

▲ 농사기구들이 총 동원된 모습.     © 컬쳐인


이형돈 시흥하중공공주택지구 반대대책위원장은 "허울뿐인 하중 공공주택지구, 정작 원주민들은 개발이 시작되면 재정착 할 수 없다"며 한 숨을 내쉬었다.

 

시흥하중공공주택지구는 신혼부부, 청년 들을 위한 #행복주택을 표방한 공익사업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하고 있지만, 말도 안되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시청 앞 시위에 앞서 오후2시 열린 '하중 공공주택지구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가 농업기술센터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대책위의 요구로 이뤄졌다. LH, 관련 기관의 입장을 듣겠다는 것보다 주민들의 결집된 힘을 모으기 위한 자리인 셈이다.

 

▲ 주민대표들의 발언     © 컬쳐인


박성민 반대대책위 주민대표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과연 국토부는 사업타당성을 검토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신혼후부 거주지를 표방했음에도 국공립유치원 건설계획이 전무하다.  청년 주거단지임에도 인근에는 대학교가 없고, 직장인들이 다닐 수 있는 일자리는 이 일대 아예 없다. 지금 시흥, 부천, 인천의 공실률이 55%에 육박하는데 계속하여 지구기정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안다. 양도세 걷어 세수확보 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시흥 하중동에는 63명의 토지주가 있다. 평균 67세로, 대지 60평, 밭 500평을 소유하며 1층은 200-250만원의 임대수입으로 살고 있고, 대부분은 2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현실이다. 하중지구 지정으로 보상을 받게되면 대지 4억원, 밭 4억원 등 8억원의 보상이 예상되지만 양도세 2억4000만원을 내고나면, 목감동 장현동 일원 36평(5억원) 아파트로 이주할 수 밖에 없다. 즉 수탈당한 뒤 36평 아파트 한 채 얻게 된다. 함께 거주했던 자식들은 대출받아 빌라로 이주해서 살아야 한다"


박성민 주민대표는 "하중지구 2200세대 *24평(평당 1,200만 원)을 계상하면 9800억 원에 이르는 LH의 개발수익금을 환산할 때, 2,000억 원 보상비를 내어주고 7,800억 원의 이익을 챙기게 될 것"이라며 "시흥시의 토지가는 전년대비 4,9% 인상되었는데 서해선 하중역, 신안산선  발표 등으로 토지가가 급등한 하중지구는 2.6%에 그쳤다. 그 근거가 무엇인지, 더이상 LH, 국토부의 정책에 부화뇌동한 시흥시청에 경고한다"고 밝혔다.

 

▲ 농업기술센터에 모인 주민들.     © 컬쳐인

 

또 다른 주민대표 또한 "80평생 하중동에서 농사를 지었다. 1990년대 중반 지금의 #하중동을 공영택지개발 하겠다고 해서 200평 남짓 이주택지를 받고, 30평 규모의 집을 짓고 이제껏 살았다. 억울한 마음에 떠나고 싶은 생각도 들었으나 천직이 농사라 이제껏 살았는데, 또다시 강제수용 하겠다니 죽을 맛이다. 이 모든게 전철때문이 아닌가. 전철이 생기니 기획부동산이 생겨나고, 15만 원에 거래되던 토지가 350만 원에 매매되는 것을 보고 걱정하던 찰나 국토부의 지정소식을 알게 되었다. 내나이 80세인데 이젠 집짓고 살 수도 없고, 내가 태어난 이 곳에서 뼈를 묻고 싶은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이상문 협성대학교 교수도 "지구지정 되기전 사업을 기정사실화 하여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신혼부부, 청년주거지로의 적정성이 있는지, 보상의 착시현상은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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