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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소금창고에 들어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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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사입력 2006-01-14

1월13일, 비가 내리면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낮에는 칼국수와 수제비, 저녁에는 동동주에 파전이 생각난다. 생각난 김에 좋아하는 수제비를 먹고나서 취재길에 나섰다.

문득 소금창고에 가고 싶어졌다. 최영숙 시흥시민뉴스 칼럼리스트가 최근 연재하고 있는 '이 소금창고 안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가(2)'의 글속에 나온 현장을 직접 보고 싶었다.

스릴러를 좋아하거나, 경험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정말이지 식당문을 나서자마자 '소금창고에 가보자' 하는 생각을 했다.



길은 예상대로 질퍽질퍽하다. 차도 미끄럽고 혹시나 차를 돌릴곳이 마땅하지 않을까 싶어 걸어갔다. 비가 와서 어둡고, 음침하긴 했지만 걸음을 재촉했다.

시흥시가 자랑거리로 삼고있는 '폐염전'. 1930년경에 생긴 우리나라 최대의 염전인 이 지역은 거의 (주)성담의 소유이다.

드넓어서인지 폐염전으로 들어가는 곳도 두군데이다. 장곡동으로 들어서면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갯벌생태공원'이 있다. 갯벌생태공원에는 '갈대숲길'과 '썰매장' '자전거도로'등을 만들어놓아 많은 사람들이 운동겸 산책코스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편에는 자연그대로의 폐염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애호가들이나,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갯벌생태공원을 싫어하는 사람들만이 종종 이곳을 찾는다.

 

'스러짐의 미학'으로 사진을 담는 최영숙 칼럼리스트의 글,

'폐염전에 들어서면 쓸쓸해지는 것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소금창고들이 이제는
쓰러지는 일만 남아 있다는 듯
하루가 다르게 쇠잔해 간다는 것이다'

이 글을 감동있게 읽었던 적이 있다. 우리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무수한 것들을 부시고, 짓고, 부시고를 반복해 왔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금창고에서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오늘 내가 찍은 사진과 최영숙 칼럴리스트의 사진을 보고 나는 소스라치게 또한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위의 사진 두개는 최영숙 칼럼리스트가 찍은 사진이고, 아래 두개는 내가 찍은 사진이다.

처음 벽에 있던 것이 빨간 휘장앞으로 놓여져있고, 이후에는 돗자리도 밑으로 내려져 있다. 정말 누군가에 의해 자꾸 이동되고, 만져지고 있는 것이다.

이 폐염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는걸까.

시의 소유이건, 아니건의 문제를 떠나서 지금 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알 수 없는 사건에 대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는 김모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인 것 같다는 얘기도 들리고, 누가 해놓은 것인지 궁금증만 자아내고 있는 곳이다.



포크레인으로 파놓은 흔적.

총 5개의 소금창고중 2개의 소금창고에서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다.



너무 무서운 마음에 소금창고를 나와 고개를 돌려보니, 새들이 마음의 여유를 준다.

작은 발소리이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새들은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나마 시흥에서 유일한 생명을 내뿜어 내는 곳.



거친 염부들의 숨소리가 들려오던 염전의 소금창고
바다의 사리같은 소금들을 가득가득 실어 날아와 쌓던 소금창고
훌훌 모두 떠나고 빈 바람만 휘돌아 나가던 소금창고- 최영숙 글에서

폐염전이 인위적으로 개발돼 자연의 순수성을 훼손해 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지금 한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다 남기고 간 흔적인지, 붕대감은 형상을 누가 옮겨놓았는지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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