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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네 경사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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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사입력 2005-07-26

제목을 무엇으로 할까, 한참 고민했다.
"박씨네 경사났네"로 할 것인가, 아니면 "고향으로의 초대"로 할 것인가. 그러나 오늘의 취재목적이 '박'에 있음을 확인하고, "박씨네 경사났네"로 정했다.

7월22일 전광옥 시흥시 쌀연구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광옥 회장이 살고있는 광석2동의 한 지역주민집에 있는 커다란 박에 '좌불상'이 생겼다는 내용이다. 그러니 한번 와서 보란다. '세상에 이런일이'에 방영될 내용이라고.

궁금하던 차에 7월26일 오전 결심을 하고 '커다란 박에 나타난 좌불상'을 취재하기 위해 광석2동을 향했다. 광석2동은 39번국도 시흥시청 맞은편에 있다. 30가구가 한가족처럼 정들어 사는 지역이다.

집을 잘몰라 전광옥 회장과 함께 찾아나선 박기복(61), 전정자(63)씨의 집,  앞 마당에 수련이 손님을 맞는다. 관곡지의 연꽃이 핀 것을 보지못해 궁금했었는데, 새벽에 폈다가 12시면 몽우리 진다는 연꽃을 구경했다.


@박기복씨의 설명대로 그림과 박을 비교해 보세요

그 기분좋은 느낌으로 집안에 들어서니, 소문의 주인공 '박'이 텔리비젼 옆에 있다. 박기복씨가 가까이서 보면 '좌불상'의 모습을 볼 수 없으니 뒤로 물러서서 보란다. 처음에는 쇼파있는 곳에서 보아도 잘 모르겠다.

고개를 갸우뚱 하니깐, 직접 그렸다는 그림과 비교해서 보라고 설명을 해준다. 그림과 함께 보니 '아! 왕관을 쓴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다.

지금으로부터 한 5-6년된 이 박에, 얼룩얼룩 무늬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한달여쯤. 어느날 무심코 보니  인자한 불상이 앉아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금동좌불상 같지 않아요?"하고 박기복씨가 물어본다.

그러더니 "불심이 강한 사람은 부처님으로 보일것이요. 불심이  약한 사람은 썩은 박으로 보일겁니다"하고 덧붙인다.               

뭐라고 해야하나? 생각하다, "부처님으로 보입니다"고 했다. 그런데 1시간여를 앉아 관곡지 및 연꽃단지의 화장실, 편의시설, 주차장 문제며, 전문 사진작가들은 꽃을 찍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 있다는 등의 얘기와 최근에 시에서 조성한 자전거도로로 인해 농민들의 차량과 자전거 이용자간에 벌어지는 실랑이 등을 나누며 가끔씩 쳐다본 '박'.

그러니 어느순간 내 눈에도 '눈을 지그시 감고 염주를 한 부처상'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전광옥 회장이 옆에서 거든다. "광석2동은 햇볕이 잘드는 따뜻하고, 동네인심이 좋기로 소문만 동네"라며 "이 지역 불심이 깊은 박씨네에 좋은 소식을 주려고 박에 좌불상이 생겨난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동네가 좋아 89년부터 96년도 까지 지금의 슈퍼에 해당하는 무인판매소를 운영했다는 광석2동, 사람이 없어도 판매가 진행되었다는 것도 놀랍거니와 이곳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와 경로잔치를 진행해 왔다고 한다.

"박씨네 경사났네요" 묵묵히 농사일을 해온 박기복씨와 20여년동안 새마을 부녀회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전정자씨네 가족에 정말 복이 오려고 좋은 일이 생겼나보다고 나도 거들었다.

혹시 이 복을 나누어 올 수 있을까 하고 소원을 빌어본다고 했더니, 어떤 소원이 있냐고 한다. 딸 하나를 낳게 해달라고 빌어보려고 한다고 하자, 이 집은 아들 둘에 , 손자 셋이라고 한다. 나는 아들내력이 강한 집에서 빌어보았자 안된다고 거절하며 집을 나왔다.

점심을 먹고 가라는 것을 만류하고 차를 타고 오는데, 곧 후회하고 말았다. 얼음 띄운 시원한 열무국수라도 만들어 달라고 할걸 하는 생각에서다.

부탁하면 '어유 이 새끼'하며 웃음지으며 국수 한그릇 말아 주실것 같던데, 그 점이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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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복, 전정자씨 집 앞마당 핀 연꽃을 찍어봤는데,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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