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칼럼] 시민운동과 정치와의 관계

가 -가 +

이민국
기사입력 2020-06-05

"시흥에 살면서 지난 시기 한반위 활동을 열심히 해왔던 사람으로서 소회나 할 말이 있으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이는 시흥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고 있으면서 시흥시 승격이후 시민운동의 역사와 또한 사람 살아온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하면서, 시흥의 지난 이야기들을 사료로 모으는는 소래문학회 심우일 선생이 내게 한반위 활동에 대한 전반을 인터뷰하면서 맨 끝에 한 질문이다.


그런데 한반위는 무엇하는 단체였나.

 

지난 90년대 초 당시에는 갯벌이었지만, 오늘의 배곧 신도시 일원인 147만평은 한국화약에서 국가로부터 허가를 받아서 매립하여 그들의 사용목적대로 사용 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재벌에게 주는 특혜성 사업이었다. 그 무렵 현대건설에서 추진했던 서산간척지 사업과 시기적으로 조금 나중이기는 하지만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오다 최근 완공한 새만금 사업 등도 이에 해당한다.


그래서 우리 시흥도 제정구선생, 조화순 목사, 이명운 전 시흥시의회 의장, 김동욱 사무국장님 등  지금은 거의 유명을 달리하신 뜻있는 시민운동가 다수가 참여한 순수 시민운동 차원의 매립반대 운동을 펼쳤던 한국화약 공유수면매립 반대위원회가 약칭 한반위이다.


필자는 한반위 결성 초기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가 92년 총선 무렵 제정구 선생을 알게 되면서 부위원장의 직책으로 활동을 계속했고, 그 활동과정에서 찍힌 사진을 심우일선생이 보여주는데 남다른 감회가 어우러져 그것이 울컥하는 설움으로 북받쳐 올랐다.

  
매립반대의 목적은 갯벌이 사람에게 주는 자연의 이익이 매립에서 얻어지는 이익보다 월등하다는 일종의 환경운동과 비슷한 목적이 있었고, 또한 특정 재벌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를 막아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시민들이 원하는 당초 목적과는 빗나간 매립허가가 났고 그 이후부터는 한국화약에서 얻어지는 이익을 환수하자고 하는 이익환수위원회로 명칭을 바꾸어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오다가 한국화약측과 시흥시 그리고 이익환수위원회의 공동 합의로 추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개발 후에 약 7만평을 시흥시 이익환수위원회에 돌려주기로 하고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펼쳤던 일들이다.


이후에 시흥의 시민운동은 전국의 모범사례가 될 만큼 소래산 절개 반대운동, 시화호의 합리적 합의적 운영을 위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YMCA 등 오늘날의 시흥시 시민운동의 원조가 되는 한반위 활동으로 평가 받을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격렬하게 싸우고 경찰들의 감시를 받아가며 경기도청을 항의 방문하고 지역의 공터에서 피켓시위를 했던 결과들은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남은 것은 하나도 없다.

 
당시의 한반위 활동에 주류를 이루었던 사람들이 국가의 중요 정치인이 되었었거나 시흥시를 책임졌었던 사람들이었다. 하물며 최근까지 시장을 지냈던 사람도 핵심 멤버였었다. 그런데 이들이 제도권 안에 들어가면 당연히 큰 힘을 받을 것이고, 시민들의 요구대로 이루어졌어야 맞다. 그런데 남은 찌꺼기도 없다.

 
오늘날 시사문제화 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과 정신대로 끌려가서 인간으로써 인간이 아님을 기계에 불과했던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본다.


이용수 할머니의 바램은 당초 설립목적대로 끝까지 잘 활동해주기를 바라며 행여 개구리가 올챙이 때를 까맣게 잊어버리는 그저 저 높은 곳을 가기 위한 자기출세의 발판정도로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그러면서 어려서 당했던 피멍이 다시 죽을 때 까지 벗겨지지 못하고 이용당해야 하는지를 걱정하며, 마지막 노구의 몸으로 사회에 대한 울부짖음으로 기자회견을 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중에 갈 때 가더라도 두 가지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말씀을 상기하며, 꼭 그렇게 되어야 진정한 시민운동이라 생각한다.

 
모든 잘잘못은 검찰에서 수사한 결과대로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하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또한 후손들이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정의기억연대의 설립취지대로 잘 갔으면 좋겠다는, 나 하나의 희생으로 모든 것들이 바로잡아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다. 기억하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컬쳐인 시흥.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