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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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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렬
기사입력 2019-11-19

바람이 떠나갈 때마다
붉은 눈물 떨어뜨리며
흔들리는 나무

 

며칠밤 추위에
떨켜들 움츠리며 덮던
이불이 꽃무늬로 일렁거린다

 

흔들리는 것들은
잠깐씩 멈추는 때가 있다

 

술 한 잔에
요동치던 마음
잔잔해지는
가벼운 멈춤도 있고

 

해일 같은 울분조차
진정제 한방으로
잠시 잠재울 수도 있다

 

수시로 흔들리는
마음 추스린다는 것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우울이 장마구름처럼
출렁거리며 다가올 때면
한 달 분량의 평화를 처방 받으러
의사 앞에 앉는 것도
경계를 넘나드는 흔들림을
멈추게 하는 것

 

순한 양羊처럼
한쪽으로 체머리를 흔들며
걸어가는 억새를 따라

 

선승처럼
면벽수도 해도
다잡을 수 없는 흔들림을 안고


동안거를 찾아가듯
늦가을 산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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