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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들이 절박했던 학교, 변화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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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봉 시흥미디어
기사입력 2019-06-09

“학교 밖에서 학생들이 담배 피운다고 민원 전화가 와서 가 보면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니에요.” 시화공업고등학고(이하, 시화공고) 전병석 교사의 한탄이다.

 

▲ 5월 29일, 시화공업고등학교 정문     © 컬쳐인


시화공고는 시흥시 23개 중학교에서 주로 끄트머리에 있는 학생들이 입학한다. 입학생 중 출석만 해도 받을 수 있는 내신 점수 120점(200점 만점)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재학생 스스로가 학교가 부끄러워 교복을 입고 다니지 않는 학교, 학생들이 하루 종일 등교하고 하루 종일 나가는 학교였다. 선생님들은 쉬는 시간마다 1층부터 4층까지 화장실에 배정되어 담배 피우는 학생들을 감시했다. 그래도 화장실에서 담배연기가 났다. 지역에서는 시화공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다.

 

올해들어 신기한 현상이 발생했다. 작년 말까지도 극복하지 못했던 학생들의 흡연이 올해 들어 사라졌다. 전병석 교사는 “이게 극복이 될까, 그런데 올해 들어 거짓말처럼 아이들이 담배를 태우지 않아요. 정말 신기한 일이에요.”라며 놀라워했다.

 

5월 29일 오후 3시 경, 기자가 시화공고를 찾았다. 2층과 3층을 돌며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는 학생들 있느냐”라고 물었다. 만나는 학생마다 “화장실에서 흡연하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이유를 묻자 “학생들이 지켜요, 걸리면 잘려요.”라고 말했다. 학생들 자치와 규제가 강화되었다. 2, 3층 모든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실제로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았다. 좌변기 휴지통도 깨끗했다.


전병석 교사는 이 변화를 1년 전, 재부임한 김종호 교장의 부단한 노력의 산물일 것이라 보았다. “아이들이 말하면 학교가 받아들여서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있잖아요. 학교 교실을 비워서 자판기도 놓여지고, 급식이 좋아지고 하는 변화들, 이런 것들이 눈으로 보이는 거죠.”

 

▲ 자판기 앞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 컬쳐인


학교 교실 하나를 비워 만든 자판기, 기자는 자판기 앞에서 1,2,3학년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화공고는 그동안 시상을 할 만한 공간이 없었다. 미세먼지의 영향도 있었고, 방송을 할 경우 지역 주민들의 민원도 발생했다. 김종호 교장은 부임 후 조그만 거라도 아이들이 보이는 곳에서 상을 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늘 아이들의 불만을 찾았다. 그중에 하나가 먹는 거였다.

 

김 교장은 ‘급식이 맛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급식이 맛있으면 무엇을 먹기 위해 아이들이 학교 밖을 나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영양선생님과 급식이 맛있다는 학교를 찾아다녔다. 올해부터 급식의 질은 ‘확’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김 교장은 교실 하나를 비우고 빵과 음료수 자판기를 설치했다. 그러자 무언가 먹기 위해 학교 밖을 나가던 학생들의 수가 현저히 줄었다. 교복 착용율도 점차 높아졌다.

 

김 교장은 “학교폭력도 객관적 지표로 말할 수는 없지만, 수가 현저히 줄었다.”며, “간혹 올라오는 학교 폭력의 내용도 경미한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학교 내 변화는 또 있었다. 인사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인사교육은 계속 진행했지만 실제 실행되기 힘들었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복도에서 만난 많은 학생들이 처음 보는 기자에게 인사를 했다. 이런 변화의 요인 중의 하나로 줄어든 학생 수를 들기도 했다. 잘못한 학생이 금방 드러나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마음과 마주하는 것도 교육의 과정으로 삼았다. “기본적인 인성을 갖추거나 선생님들을 대하는 게 올바른 아이들이 거의 없어요. 선생님은 학생들이 보기에 ‘적’이에요. 그런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선생님들이 없죠. 교류가 있어야 가르치는 즐거움이 있는데, 한 마디 하면 아이들은 소리 지르고 왔다갔다 하고… 특성화고는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에요.” 전병석 교사는 이런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김종호 교장의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선생님들이 1시간 내내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거 잘 압니다. 수업을 30분만 하시더라도 나머지 시간을 아이들과 대화를 하든지, 정보를 공유한다든지, 상담 등을 해 주세요.”

 

최근에는 다가고 사업(다름의 가치를 담은 고교 사업) 5천만 원을 아이들 성취교육에 모두 사용했다. 창업센터 내에 메이커스페이스 공간과 시설, 프로그램을 활용해 레이저 커터기, 비누몰드, 3D프린터 활용, 드론 운영 등 4개의 과정을 거쳐, 한 학기에 한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6년 동안 시화공고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병석 교사는 “이러한 노력들이 학교 변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변화가 생기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화공고는 학교 개혁을 위해 교명 변경과 학과 개편을 경기도교육청에 인가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출처: https://radio20.net/1116#comment11471190 [시흥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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