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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협동의 기적을 만들어내다

[사회적경제] 논곡중 마을교육공동체 개방형 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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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경
기사입력 2018-05-01

 

▲ '논곡중 마을교육공동체 개방형 사회적 협동조합'     ©컬쳐인

 

봄을 시샘하는 눈발이 갑작스럽게 날리는 날, ‘논곡중 마을교육공동체 개방형 사회적 협동조합(이하 논곡중 협동조합• 대표 김희순)’을 찾았다. 학생들은 체육 수업 중인 듯 운동장에 활기를 더하며 봄을 재촉한다. 본관 건물로 들어서니 동화책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예쁜 그림과 글귀가 맞이한다. ‘준비와 기회가 만나면 기적이 됩니다 ’, ‘오늘 더 사랑해’ 예쁜 글씨와 그림이 눈길을 끌며 발길을 멈추게 한 곳에는 ‘학교 가게’라고 쓰여진 팻말이 이곳은 어떤 곳일까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1층의 학교 복도라고 하는 무거움을 뒤로 하고 나무로 되어 있는 미닫이문을 열어 만난 곳은 여기가 학교 인가 싶을 정도로 환하고 널찍하다. 이곳은 논곡중 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학교 가게 ‘다온’과 보드카페 ‘모즐’이다.
   
교실 한 칸으로 꾸며낸 학교 가게의 모습은 ‘쾌적’이다. 아이들이 편히 앉아 간식을 먹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탁자가 마련되어 있고, 가게에는 일명 컴싸와 삼선 슬리퍼 등 아이들이 간단하게 조달해 쓸 수 있는 간단한 학용품과 간식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물건을 파는 이는 학부모들로 내 엄마이거나 친구 엄마가 가게를 운영하며 아이들을 맞이한다. 그러다 보니, 학용품 선별도 엄마의 눈으로, 먹거리 선별로 엄마의 마음으로 한다. 간단한 음료수나 과자 등은 아이들이 늘상 찾는 일반적인 제품들과 요깃거리가 될 수 있는 간식은 ‘자연드림’ 이나 ‘아이쿱 생협 ’ 제품 사용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준비해 아이들을 기다린다.

 

▲ 학교가게 앞에서     © 컬쳐인



쉬는 시간이 되니 아이들은 부리나케 학교 가게를 찾는다. 학교 건물 안에 있어 쉬는 시간의 짧은 틈을 이용해 갈증해소와 준비물을 해결하기에 용이하다. 자주 학교가게를 찾는다는 학생은 학교카페에 오면 냄새가 좋다고 한다. 쉬는 시간마다 간식을 먹는 아이들이 있는 것은 아니고, 무슨 냄새일까 싶다. 정겨운 냄새, 엄마 냄새는 아닐까 싶다. 바로 옆 교실은 ‘보드카페’다. 이 공간 역시 교실 한 칸으로 이루어져 있고, 장식장에는 각종 보드게임이 빼곡히 준비 되어 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보드게임을 마음껏 할 수 있다. 학교 안에 있는 공간이라 안전하다.

 

▲ 좋은 글귀     © 컬쳐인

 

논곡중 협동조합의 시작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논곡중학교 학부모회가 교육지원청의 학부모네크워크 교육에 참여하면서이다. 보드게임 교육을 받고, 아이들과 함께 보드게임 동아리도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학부모 모임이 이제는 어엿한 협동조합으로 아이들과 학교에 기여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실을 개방해 주신 이문희 교장 선생님과 부모들을 안내하며 학부모들의 생각에 아이디어와 중심이 되어 주신 이일제 선생님, 그리고 초창기 학부모회 박보경 회장 등 논곡중 협동조합이 2018년 3월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멋진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씨앗을 뿌린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을 함께 시작한 논곡중 학교 학생들이 올해 2월 졸업을 하였다. 시작하고 준비한 학생들이 정작 자신들은 졸업으로 이곳을 이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어, 지난해 이들을 위해 임시 오픈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곳의 입구와 교실 곳곳의 예쁜 그림과 글씨를 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게다가 이곳의 특별한 이름인 ‘다온’과 ‘모즐’도 논곡중학교 학생들에게 공모를 통해 선정하였다. 다온다의 ‘다온’이고, 모두 함께 즐기자의 ‘모즐’이다. 아이들의 작명 센스가 돋보인다.

 

▲ 다양한 메뉴들.     © 컬쳐인


논곡중의 보드카페는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되는 공간이다. 일정 비용의 사용료를 내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학교 안에 있다는 친근함은 좋은데, 근접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모즐 보드카페 체험학습’ 운영과 토요일 할인 혜택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뿐이 아니라 2018년에는 ‘양심우산’ 제도 실시로 오늘처럼 갑자기 눈이 오거나 비가 왔을 때 우선을 빌려주려고 한다. 또한 학교가게나 보드카페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은 학교의 복지를 위해 사용함은 물론 연말에는 장학금을 줄 계획이다.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고, 학생들의 이용으로 생긴 수익금은 다시 학생들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지속적인 상시 운영을 위해 매니저도 고용할 생각이다. 회원으로 있는 조합원들 외에 상시 운영을 위한 매니저를 배치하는 것이다.
  

▲     © 컬쳐인



협동조합의 김희순 대표는 8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3년 동안의 성장을 거쳐 논곡중학교에 둥지를 틀기까지의 과정을 ‘협동의 기적’이라고 표현한다. 3년을 품은 꿈이 드디어 현실이 되며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마을교육 공동체가 무엇인지 모르며 시작했던 과정이다. 학생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마련한 과정가운데 학생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반가움과 보드게임 지도를 위해 참여했던 배움의 과정 들 속에서 경쟁보다 과정을 생각하며 꿈을 이루어 왔다. 이런 과정 가운데 실제로 공동체를 경험하며 나아온 것 같다. 이것이 바로 ‘학교가게’와 ‘보드카페’이라는 결실을 맺게 한 원동력이기도 할 것이다. 첫 시작이라는 설레이는 긴장이 있지만, 3년을 쌓아온 ‘공동체’라는 내공이 ‘논곡중 협동조합’을 탄탄대로로 안내할 것 같은 좋은 예감이다.

 

논곡중 마을교육공동체 개방형 사회적협동조합
주소 : 경기도 시흥시 수인로 2421번길 72 논곡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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