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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옥 사진전, '시간의 미학'...15일부터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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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기사입력 2019-06-09

초대는 정중했다.

"사진을 찍다보면 우리 인생이 계절과 많이 닮아있다는 걸 느낍니다. 씨부리고 꽃피워 열매맺고 휴식으로 돌아가는...우리 인생의 계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요? 항상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과 이 자리 오기까지 이끌어주신 선생님, 주위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그동안 찍어 온 사진을 나누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제가 렌즈를 통해 담아온 아름다운 자연과 계절의 변화중 여러분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 작품이 있길 바라며 부디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 들꽃 허영옥 사진작가     ©컬쳐인

허영옥 사진작가는 지난 2009년부터 10여년간 찍어온 처녀작 50여점을 6월15일 부터 20일까지 비발디아트하우스(1층) 갤러리에서 '시간의 미학'이라는 이름을 갖고 첫 전시회를 개최한다.

강원도 홍천에서 나고 자란 그녀는 어렸을 때 눈으로 목격했던 물안개, 반영 등을 유난히 좋아했다. 그 아련한 기억들이 몽글몽글 가슴에 새겨질 때 우연히 남편이 선뜻 건네준 카메라 하나가 그녀의 인생을 여기까지 이끌어냈다.

전시회에서는 지난 10여년의 세월을 담아낸 작품 31여 점이 전시된다. 8개 작품은 파노라마 형태로 대작으로 전시된다. 아예 31여 점을 포함, 53점은 책으로 출판해 냈다.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전시회 제목을 고민하며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고난을 오히려 '시간의 미학'으로 형상화 했으니, 그녀의 후반기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 남는다.

안양에서 활동해오다 시흥에서 도담 정태화 선생을 만나 '동행'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 이제는 전시회를 해보라는 권유가 들어오다, 도담 정태화 선생과 남편, 딸, 아들의 응원으로 첫 전시회를 결심하니, 속도에 불이 붙었다.

60여 페이지에 이르는 책 발간과 전시회 준비로 바쁜 허영옥 작가는 10여년 동안 함께 사진을 찍어온 친구얘기를 꺼냈다.

▲ 반영을 좋아하는 작가 특유의 작품.     © 컬쳐인


딸이 중학교 다닐때 알게된 친구엄마가 이제는 사진을 함께 찍는 동반자이다.

친구와 함께 사진찍으로 다니는 재미는 솔솔했고, 1,000km를 무박 또는 1박2일로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2009년 막연히 카메라를 손에 들었을 때, 친구의 응원과 10년 후 환갑전을 해보라는 가족들의 응원이 "오늘날, 실행될 줄 몰랐다"는 허영옥 작가.

어느날,

자신이 찍어온 사진들이 어려서 보았던 풍경이 아니지 않은가.

온전히 허 작가의 렌즈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집 주변 해바라기 등 꽃들이 유난히 많았고, 물안개, 상고대 등을 기억하는 그녀는 집안 화초도 물론 좋아했다.

20여년 간 키워내고 있는 화단이 베란다에 작은 숲을 이룬다.

"사진이란 것이 막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고민하고 있을 때 친구가 같이 출사를 나가자고 권유했고 같이 여행다니듯이 함께한 친구가 고마워요. 또 뒤돌아 생각해보니 제 인생에 사진이 아니었으면 전 지금을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타고나기를 부지런하고 밝은 성격이었는데 더 밝아지고 활력있게 해준 게 바로 사진이죠"

1999년 안산 선부동에서 이사와 정왕4동 대림아파트에서 20여년간 거주하면서, 함현초, 함현중, 함현고의 학부모 임원과 학교봉사모임 '사랑회' 등의 활동을 해왔다는 허영옥 작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자기일처럼 기뻐하는 사람들'에 마음 따뜻함도 느낀 그녀이다.

찍은 사진들은 저장하면 좋으련만, 블로그에 올리고 필름. 데이터 등을 삭제해 버렸던 것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사진도 잘 보관, 간직해야 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는 허영옥 작가는 '장노출' 사진을 찍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노출은 선의 미학이에요.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찍기 위해 1시간 8분을 기다리죠. 기다리면서 이게 인생이구나, 하는 것도 깨우치게 되고, 그야말로 시간의 미학이죠. 저는 그동안 명소 곳곳을 찾아 사진을 찍어왔어요. 이제는 저만의 명소를 찾아낼 생각입니다. 슴겨진 아름다운 나만의 장소를 찾아 발굴해 내는 것, 그것이 제 발걸음이 될 꺼에요. 그리고 고향 홍천 소나무 숲에 자작나무를 심어 그 사이로 반영된 풍경을 꼭 담아내고 싶습니다."

여성사진작가로써, 특유의 수채화 느낌을 담은 사진전은 우리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준다.

그녀가 10여년간 묵묵히 찍어온 '시간의 미학'이 고스란히, 그리고 담담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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